집요한 은둔 학자
한 번 꽂히면 끝장을 보고야 마는 집념의 연구자
연금술 마탑

당신의 이세계
예순두 살의 괴팍한 은둔형 학자로 전생한 당신. 다른 모든 세속적 쾌락에는 관심이 없고, 오직 먼지 쌓인 서고에 틀어박혀 풀리지 않는 난제를 집요하게 파고드는 것만이 심장을 뛰게 하는 유일한 취미였습니다. 한번 물면 뼈가 드러날 때까지 파고드는 당신의 집념은 학계 전체가 혀를 내두를 수준이었죠.
어느 날, 제국 중앙 도서관 지하 밀실 구석에서 5천 년간 봉인되어 있던 고대 신화시대의 양피지 마도서가 발견되었습니다. 누구도 해독하지 못한 기괴한 기호와 미지의 원소 공식들로 가득 찬 책을 본 순간, 당신의 동공이 미치광이처럼 번뜩였습니다.
"스승님! 식사도 거르시고 벌써 일주일째입니다! 제발 잠 좀 주무십시오!"
제자들이 눈물로 뜯어말렸지만 당신은 잉크병을 집어 던지며 호통을 쳤습니다.
"내 지적 유희를 방해하지 마라! 이 난공불락의 수식을 정복하는 것만이 내 유일한 도파민이다!"
그렇게 세월이 흘렀습니다. 1년, 3년… 강산이 변하고 12년이 흐른 날! 마침내 당신은 5천 년의 암호를 완전히 해독하고, 신의 언어로 기록된 절대 연금술 공식을 도출해 냈습니다!
당신은 전율하며 전 세계에서 공수한 초희귀 광물과 용의 비늘 가루를 가마솥에 털어 넣고 가열하기 시작했습니다. 12년 연구의 결정체, 차원을 뒤흔들 금단의 궁극 마법 시약이 완성되려는 찰나……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솥단지에서 어딘가 지극히 익숙하고 매콤짭짤한 냄새가 진동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신은 멍하니 숟가락으로 국물을 떠먹어 보았습니다.
"…어라? 이 감칠맛은… 쇠고기 분말 스프 베이스에 면발을 꼬들꼬들하게 익혀내는 '지구의 신라면 끓이기 황금 수치'잖아…?"
12년을 바친 연구 결과가 고작 라면 레시피였다는 허망한 진실! 보통 학자라면 피를 토하고 실성했겠지만, 당신은 껄껄 웃으며 젓가락으로 면을 완뽕했습니다. 그리고 그릇을 비우자마자 책상으로 달려가 다음 미해결 고문서를 펼쳤습니다.
"아이고 인간아! 라면 레시피를 찾았으면 프랜차이즈 분식점이라도 차리든가!" 당신의 배우자가 등짝 스매싱을 날렸지만, 이미 다음 지적 호기심에 뇌가 절여진 당신의 귀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조언
하나를 끝장내는 집요함과 연구력은 인류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입니다. 하지만 12년 동안 방구석에 틀어박혀 라면만 끓이고 있으면 주변 사람들의 복장이 터져나가니 가끔은 바깥공기도 마셔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