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 실세 참모
말 뒤에 숨은 의도까지 읽어내느라 늘 날이 서 있는 전략가
마법 제국의 그림자

당신의 이세계
스무 살의 천민 출신 말단 서기로 환생한 당신. 신분제가 뼈를 깎는 제국에서 마력도 무력도 없었지만, 당신에겐 타인의 위선과 말 뒤에 숨은 흑심을 귀신같이 읽어내는 냉혹한 두뇌와 세 치 혀가 있었습니다.
사관학교에 들어간 당신은 거친 전사들의 약점을 파고들어 조련하기 시작했습니다. 야망이 넘치지만 머리가 나쁜 장군에겐 눈앞의 공을 떠먹여 주며 환심을 사고, 잠재력이 있는 소장파 장교들은 뒤에서 밀어주며 자신만의 비밀 친위대로 엮어냈죠. 어느새 당신은 군부의 실질적인 브레인이자 총사령관이 가장 신뢰하는 비선 실세가 되었습니다.
제국력 213년, 극심한 가뭄으로 민란이 터지자 방탕한 황제는 군부에 유혈 진압을 명했습니다. 마흔세 살이 된 당신은 차갑게 미소 지었습니다. 모든 판이 당신의 각본대로 깔렸으니까요. 당신은 사령관의 귓가에 독사처럼 속삭였습니다.
"장군님, 폭도 진압은 명분 없는 자살골입니다. 썩은 황실을 갈아엎고 구국의 결단을 내리셔야 합니다."
총사령관은 미끼를 물고 황궁으로 군대를 돌려 무혈 쿠데타를 일으켰습니다. 그러나 사령관이 황금 옥좌에 손을 얹으려던 그 순간, 당신이 준비해 둔 암살대가 황제의 목을 베는 동시에 총사령관의 등에 '반역자 처단'의 칼을 꽂았습니다.
당신은 사령관의 시체를 넘어서서, 겁에 질려 울고 있는 다섯 살짜리 황태자의 손을 잡고 옥좌에 앉혔습니다.
"폐하, 이제부터 이 제국의 모든 정무는 소신이 돌볼 것이니 안심하십시오."
피 한 방울 묻히지 않고 제국의 최고 권력을 거머쥔 당신! 그러나 타인의 모든 호의를 계략과 배신의 전조로 의심하며 살아온 대가는 혹독했습니다. 당신은 침실에 수백 개의 함정을 깔아두고, 궁녀가 가져온 차 한 잔조차 은장도로 열두 번씩 찔러보며 매일 밤 악몽 속에 식은땀을 흘려야 했습니다. 평생 동안 말이죠.
조언
사람의 심리를 꿰뚫는 통찰과 책략은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하지만 세상 모든 것을 음모와 배신으로만 해석하면, 결국 가장 높은 자리에 올라서도 평생 불면증과 고독에 갇히게 됩니다. 가끔은 마음의 빗장을 풀어보세요.